언론보도자료

정부, 특별법 제정 통해 제도화 속도…재생에너지 확산 계기 vs 주민 수용성·기업 부담이 변수


정부가 추진 중인 ‘RE100 산업단지’는 단순한 산업단지 개발 사업이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 그리고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국가적 과제를 동시에 시험하는 무대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약속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으로, 이미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사용 전환이 필수적이다. 정부가 특별법 제정까지 예고하며 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RE100 산업단지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산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에너지 고속도로(HVDC)’ 구축으로 호남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전국 산업단지에 공급하고, 풍력·태양광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전력을 바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모델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는 지역 경제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클러스터와 연계된 산업단지는 첨단기업 유치와 청년층 정주 여건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우선 입지 선정 단계에서 지역 주민 반대가 거셀 수 있다. 대규모 풍력·태양광 발전소는 경관 훼손, 소음, 환경 영향 논란으로 갈등을 불러올 소지가 크다. 실제로 국내 다른 재생에너지 사업에서도 지역 수용성 문제가 반복돼왔다.

기업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 있다. 정부는 전기요금 감면,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약속했지만, 동시에 특별법에는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 등 법적 책임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의 가격 변동이나 계약 해지 위험도 기업이 고려해야 할 리스크다.

그럼에도 RE100 산업단지는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성공 여부는 세 가지에 달려 있다고 제시한다. 첫째, 재생에너지 인프라의 안정적 공급, 둘째, 기업 참여를 이끌어낼 제도 설계, 셋째, 주민과 지역사회의 수용성 확보다.

전문가들은 “RE100 산업단지가 성공하려면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 차원을 넘어, 에너지 전환과 지역사회 간의 새로운 사회적 계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연내 특별법 제정을 예고한 만큼, 앞으로의 입법 과정과 현장의 반응이 향후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